안녕하세요. 규니입니다.
저는 제 생일을 딱히 챙기지 않습니다. 어느 SNS든 생일과 관련된 알림이 나오지 않게 설정해두고, 주변에도 이야기하지 않다보니 주변 사람들도 딱히 제 생일을 챙기지 않습니다. 지니도 이제는 제 생일에 신경을 쓰지 않고 유일하게 우리 장모님만 맛있는거 사주신다며 연락이 옵니다 ㅋㅋ. 제가 제 생일에 크게 의미부여하지 않는 이유들에 대해 짧은 글을 써볼까 싶어요.
#1. 오고 가는 기프티콘, 선물. 누군가에게는 부담
- 카카오톡 선물하기 기능이 활성화되며 멀리 떨어져 있는 친구들 사이에서도 선물 하나씩 보내기가 참 간편해졌습니다. 그래서인지 매년 생일이면 친구들과 서로 선물을 주고 받는 것이 하나의 문화처럼 되었습니다. 때로는 친구들끼리 돈을 모아 선물을 보내기도 했습니다.
- 제가 전역을 하고 막 취업을 했을 때, 25살이었습니다. 친구들보다 조금 빠르게 취업을 했고 친구들은 아직 학생 신분이거나 취업 준비 과정에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습니다. 매달 생활비가 빠듯한 친구들, 그런데 생일이라고 선물을 보내주는 친구들에게 고마움과 동시에 미안함이 들었습니다. 아마 친구들은 빠듯한 생활비에도 3~4만원 선물을 보내고 있었을 겁니다. 어느 시점부터 내 생일이 굳이 친구들에게 부담으로 작용하지 않았으면 해서 친구들이 보내주는 선물들을 모두 거절 처리 했습니다. 몇번 반복되다 보니 이제는 서로 그런 것을 신경쓰지 않게 되었습니다. 마음은 참 고맙지만 굳이 부담을 주고 싶지 않았습니다.
#2. 나만의 기념일 만들기
- 사람들은 왜 그렇게 생일을 챙길까? 생각해본 적이 있습니다. '내가 태어난 날'이니 물론 특별한 날입니다만, 생일은 참 수동적인 날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내가 정한 날'이 아니라 '우연히 정해진 날'이라는 생각이 강했습니다. 그렇다고 매년의 삶 속에서 그 어느 날도 기념하지 않는다면 삶이 참 회색빛일 것 같아, '내가 정한 날'들을 기념하고자 다짐했습니다.
- 예를 들어, 결혼 기념일과 지니를 만난 날은 기념합니다. 세상을 혼자 살아가던 규니에게 참 고맙고 소중한 사람이 생기고 의미있는 약속을 맺은 날이기 때문입니다. 지니를 만나서 내 삶도 내 마음도 생각도, 참 많이 긍정적으로 변화했기에 충분히 기념할만한 날이라 생각합니다.
- 또 12월 4일을 기념합니다. 아무것도 없던 나를 믿어주던 지니에게 했었던 약속을 지킨 날이자, '아 이제 내가 경제적으로 잘 살아갈 수 있겠구나.' 스스로 확인한 날입니다. 기념한다라는 게 꼭 어떤 이벤트를 한다거나 그런건 또 아닙니다. 이 날에는 지니와 함께 시간을 보내며 우리가 그랬었지~라며 이야기를 나누며 식사할 따름입니다. 그렇지만 이 시간이 지난 시간들을 되돌아보고 더 앞으로 달려나갈 에너지를 주는 날이라 생각합니다.
- 유일하게 내가 정한 날이 아니지만 기념하는 날이 있습니다. 9월 1일. 아픈 몸으로도 나를 지극 정성히 보살펴 주셨던 할머니께서 돌아가신 기일입니다. 제사를 지내는 것은 아니지만 이 날은 꼭 지니와 식사하며 할머니에 대한 감사한 마음을 이야기합니다. 어쩌다보니 이 날 지니와 혼인신고도 했어요. 그래서 이런 저런 이유로 맛있는 저녁 식사를 하는 날입니다.
#3. 능동적으로 주체적으로
- 누군가는 별나다고 이야기할 수도 있지만, 생일에 대한, 기념일에 대한 생각을 구구절절 써봤습니다. 생일 자체보다는 내 삶의 주체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었습니다. 저는 제 삶을 능동적으로, 주체적으로 정하고 싶습니다. 내 노력과 능력으로 만들어가고 싶습니다. 이것이 꼭 사회-경제적인 지위, 보상만을 말하는 것은 아닙니다. 사람과의 관계에 있어서도, 내가 맡은 책임에 있어서도 능동적으로, 주체적으로 최선을 다하고자 노력합니다. 그렇다고 해서 모든 게 맘처럼 되지는 않겠죠. 그럼에도 수동적으로 끌려다니기 보다는 능동적으로, 주체적으로 해보고 안되면 후회가 덜 남는 것 같습니다. 삶을 살아가며 후회를 남기지 않을수는 없겠지만 후회를 최소화하는 삶을 살고자 꾸준히 노력하려 합니다.
아! 그렇지만 지니의 생일은 잘 챙깁니다.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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